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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영향

기사승인 [217호] 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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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deric Edwin Church, <The Icebergs>, 1861.

   지난 2021년 8월 12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을 유지한다면 2021년부터 2040년 사이의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대비 1.5℃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빨리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지구의 온난화는 예상보다 더 심화될 것이지만, 여전히 2100년까지 1.5℃ 이하로 제한할 가능성은 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기후변화보다 그 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1.0℃이상이 상승하였다. 서울의  현재 평균기온은 1970년대 대구나 전라북도 전주의 기온과 비슷하다. 불과 50년 사이에 기후대가 약 250킬로미터 이상 북상한 것이다. 대구나 전주 또한 1970년대의 남해안지역의 평균기온과 비슷하며, 평양 역시 1970년대 서울의 평균기온과 유사하다.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기후대의 북상은 생태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계천 주변의 대표적인 가로수인 이팝나무는 당초 전라북도 전주가 북한계선인 남부지방 식물이다. 그런데 지금은 휴전선에 가까운 경기도 연천에서도 조경수를 이팝나무를 심고 있다.
기후대의 북상은 농작물 재배의 북상을 가져왔다. 제주에서 재배되던 감귤이나 파인애플을 지금은 남해안지역에서 재배하고 있다. 과거 대구지역이 주요 재배지였던 사과는 이제는 강원도나 경기도 지역으로 재배지역이 북상하였다. 기후변화가 더 심해지면 북한에서 생산하는 사과를 수입해야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는 단순히 평균온도의 상승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평균온도의 상승뿐만 아니라 따듯하던 겨울에 갑자기 혹한이 찾아오기도 하고, 무더운 여름에 갑자기 기온이 선선해지는 등 기온의 변화가 매우 변화무쌍해진다. 이른 봄 따뜻한 날씨에 과일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우게 되면 갑자기 한파가 찾아오거나 눈이 오게 된다. 그러면 꽃들이 수정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두 져버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부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고 소비자들은 과일을 맛볼 수 없게 되어 다른 지역에서 과일을 수입해야 한다.

   이런 피해가 지속되자 농부들은 과수원에 비닐하우스 시설을 하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과일 생산비가 상승되어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비닐하우스에서는 벌과 나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없으므로 꽃가루받이를 사람이 직접해주거나 특별하게 키운 벌을 비닐하우스에 풀어놓아 꽃가루받이를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과일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은 농업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안정화되어 있던 자연생태계의 균형이 허물어지는 문제 역시 동시에 발생한다. 봄이 되면 식물은 성장을 시작한다. 식물의 성장에 맞추어 곤충들도 활동하게 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들이 꽃을 피우는 시기와 벌과 나비가 활동하는 시기가 어긋나게 되면 생태계는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 기후변화로 식물들이 일찍 꽃을 피우게 되면 이 시기는 벌과 나비들이 아직 활동을 하는 시기가 아니라서 식물은 꽃가루받이를 하지 못하게 된다. 벌과 나비가 활동하는 시기에는 꽃이 없어서 벌과 나비는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

   제비들이 강남에서 날아오는 시기에는 우리나라 논과 밭에서 많은 벌레들이 활동을 하는 시기이다. 제비들은 이 시기에 강남에서 날아오는 동안 힘들었던 체력을 왕성한 먹이 활동을 통해 회복하고 번식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봄이 빨리 와서 제비가 날아오는 시기와 벌레의 활동시기가 일치하지 않게 되면 제비들은 체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굶주림과 같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결국 제비들은 번식에 실패하게 되고 제비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생태계의 균형은 깨지게 된다.
이처럼 먹이사슬 등으로 유지되는 자연 생태계의 상호작용에 빈틈이 생기게 되며 생태계는 빠른 속도로 무너지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생태학적 불일치라고 한다.

   생태학적 불일치는 생물들간의 관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비가 내리는 시기가 변화하면서 비와 생물들의 상호작용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본격적인 여름 전에 장마가 온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 시기가 늦추어져 7월 이후에  장마가 오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벼가 한창 물을 필요한 시기에는 물이 부족하고, 벼가 익어서 비가 도움이 되지 않는 9월에는 많은 비가 내려 우리 나라의 주곡인 벼농사에 나쁜 영향을 준다.

   또한 봄에 적당한 봄비가 내려주어야 식물들이 새싹을 틔우고 잘 자랄 수 있다. 그런데 겨울에는 눈이 잘 내리지 않고 봄에도 봄비가 내리지 않아 봄철에 가뭄이 발생하게 되면 봄철 식물 생육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 고산지역에 생육하는 구상나무나 분비나무들이 겨울철 내리는 눈과 봄비의 부족으로 봄철 가뭄 피해를 받아 고사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같이 비나 눈이내리는 시기와 식물의 생육시기가 맞지 않는 현상도 기후변화에 의한 생태학적 불일치라고 할 수 있다.

   지구는 흔히 녹색별이라고 불린다. 지구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되는 것은 녹색별의 주인인 녹색식물들이 생산자로서 지구 생태계를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는 생산자인 녹색식물들의 생육을 어렵게 만들어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녹색식물의 소멸은 먹이사슬에 의해 소비자와 분해자의 소멸을 가져오기 때문에 지구 생태계 전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기후변화의 가장 중요한 해법이 그 피해자인 녹색식물들이 온실가스를 흡수하여 체내에 축적시켜야 하는 것이다. 결국 기후변화의 피해자가 이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해법인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이 여러 가지로 제시되고 있다.

   탄소전환사회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기후변화의 주원인이 탄소소비에 기반한 현대 문명이므로, 탄소전환을 통해 현대문명의 문제점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에너지를 비롯한 우리들의 소비 습관 전반을 변화시켜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기후변화의 원인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피해를 저감하기 위한 시민들의 인식전환을 첫걸음으로 시작하면 그 해결도 가능하다. 그래서 환경교육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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