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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비평] 성폭력은 인권의 문제, 성인지 감수성 키워야

기사승인 [220호]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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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Unsplash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 개념을 도입하여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의 가치 아래 정부 정책을 설계 및 시행하는 등 관련 기준을 사회적 의제로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젠더격차지수(Gender Gap Index: GGI)는 2021년 기준 세계 149개국 중 102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한국일보 2021.3.21.일자).

   성차별 혹은 성폭력 문제는 오랜 시간 한국 사회의 인권 수준을 답보시키는 사회적 문제로 작용하여 왔다. 특히 최근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교제폭력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 전반의 성인식, 보다 근본적으로 인권 의식을 점검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우려스러운 것은 젠더나 성과 관련한 사회적 의제들이 정치적 의제화 되면서 성별 갈등이나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이다. 젠더나 성 관련 이슈는 원래 가치중립적이며, 성폭력, 성희롱은 오랫동안 심리학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 학문적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개개인의 차이를 중시하는 심리학에서는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성희롱과 같은 성적 이상행동의 원인과 심리를 분석하고, 이러한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는 사고나 정서, 대인관계에서의 특징을 연구해왔다. 나아가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 이상행동 및 성격 평가, 교정·교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 피해자의 정신적 후유증 진단 및 심리치료 지원을 통해 가해자의 재범 방지와 피해자의 정신적 기능 회복을 지원해왔다.

   성폭력 예방에 대한 학문적 성과와 발전에도 불구, 우리 사회가 개인의 성인식이 성별이나 세대 등 집단적으로 총화되는 것에 지나친 관심을 두어 성폭력의 문제를 사회 갈등적 요소로 키워가는 것은 다소 우려스럽다. 특히, 이러한 집단적 총화가 실증적 연구 없이 특정 집단의 목소리 혹은 이해관계를 편향적으로 대변할 경우 사회적 현상을 호도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치안서비스의 방향과 질이 잘못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누구도 성폭력이나 교제폭력,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범죄의 사전적 예방이 중요하다. 가정 단위, 학교 단위, 직장 단위에서 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데 이는 타율적인 주입식 교육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성인식 나아가 인권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 등을 통해 인식의 왜곡된 지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 의식의 사회적 향상은 결국 개개인 인식 개선이 우선이며, 이러한 인식이 다양한 집단에서 총화되어 나타날 때 가능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학 등 특정 기관에서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적절한 지원과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피해자와 관련된 당사자와 이들을 지원하는 실무가들이 성차별적 고정관념이나 성폭력에 대한 편향된 태도, 피해자다움에 대한 요구 등 젠더 이슈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이들이 소속되어 있는 직장에서의 조직문화가 성평등의식과 젠더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향후,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교제폭력 등을 근절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개인의 인권의식을 더욱 신장시켜야 한다. 특히 특정 집단에서 구성원을 지휘, 감독하는 자리에 있는 보호자, 교직원, 종교인, 지도자 등의 인권 감수성은 구성원의 모델링(modeling)이 될 수 있고 나아가 비공식적 사회통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습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범죄의 감소는 결국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인권의식의 성장과 공동체적 관심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새겼으면 한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범죄분석·조사연구실장

<저작권자 © 동국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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