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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지나치게 의젓한 아이들에게

기사승인 [220호]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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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코타로는 1인 가구>

   
  △ 사진 : 넷플릭스  

   어느 날 옆집에 5살 아이가 홀로 이사 온다면 어떨까. 게다가 그 아이가 폭력과 방임 등 아동학대의 피해자라면. 무조건적 호의를 보이기에는 함부로 동정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외면하기에는 계속해서 신경이 쏠릴 것이다. 고민만 계속하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린아이일지라도 누군가의 삶에 관여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기에, 아니 어린아이라서 더욱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겁이 나서 가만히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럽게도 코타로는 카리노를 만났다. 카리노는 무심하다. 그렇지만 코타로를 외면하지 않는다. 늦은 시각 홀로 집을 나서는 아이를 염려하고 청결에 대한 강박 등으로 표출되는 학대의 트라우마를 포착해낸다. 또한 어색할 정도로 어른스러운 코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는 카리노 뿐만 아니라 작품 속 대부분의 어른들 모두 마찬가지다. 코타로 주변의 어른들은 그의 어른스러움을 이용하거나 애써 바꾸려하지 않는다. 다만 코타로가 자신들을 필요로 할 때에 곁에 있을 뿐이다. 코타로는 혼자서도 잘 씻고, 마트에 잘 가고, 요리도 잘하고, 끼니도 잘 챙긴다. 어떠한 보호도 필요 없는 아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뭐든 능숙한 듯 보여도 코타로는 5살이다. 생활력이 강해지기에는 아직 너무나 어리다. 아동학대로 인해 강제로 생존을 위한 많은 것을 배우고 어른스러워졌지만, 코타로의 성숙함은 결핍의 결정적 증거다. 누군가의 손에 자신을 맡기는 법은 배우지 못했음을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코타로의 주변 어른들, 특히 시미즈 아파트 주민들 모두 그것을 알고 있기에 그의 삶의 방식을 존중한다. 코타로의 삶에 함부로 침범하는 것은 들키고 싶지 않은 그의 상처를 공개해버리는 일이 될 테니까.

   이러한 배려 속에서 코타로는 조금씩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카리노는 더는 먹을 게 없어 휴지를 먹지 않아도 되고, 울음을 참지 않아도 되고, 씻지 않는다고 너를 미워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코타로를 안심시킨다. 타마루는 다소 과격하지만 끊임없이 애정을 표현하고 료타는 코타로가 시설에 머무를 당시 마음을 의지할 몇 안 되는 사람으로 곁에 있어준다. 이밖에도 많은 이들의 배려와 보호 속에서 코타로는 조금씩 성장한다.

   혼자 살아가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고 거듭 이야기하던 코타로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커다란 성을 짓고 모두와 함께 사는 것이다. 비록 부모를 잃었을지라도 이제 코타로에게는 새로운 가족이 있다. 어린 시절을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고 함께 추억해줄 사람들이 커다란 성을 가득 채울 만큼 많아졌다. 그리고 어쩌면 코타로는 이미 그 성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코타로에게는 부탁이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곁을 지켜줄 테니까. 애니메이션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살아갈 코타로는 ‘함께 가주겠다’, ‘놀아주겠다’ 같은 말로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법 없이 솔직해졌으면 한다. 우는 얼굴과 목소리를 감추지 않고 엉엉 울어도 보고 토노사마맨 인형을 사달라고 카리노에게 떼쓰기도 해보고, 그렇게 자신의 입장과 마음을 가장 우선시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코타로에게 있어 성장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성숙해지는 것이 아닌, 가장된 성숙함을 잃고 보다 더 자신의 입장에 솔직해지는 것이 코타로에게는 진정한 성장이다.

   코타로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과 꼭 닮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존재다. 그의 모든 행동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있어 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코타로는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들을 만났다. 운이 좋은 코타로처럼 이 세상의 아이들도 행운을 만나 생존하기를 바란다. 시미즈 아파트의 주민들처럼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포용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기를. 그 사람들과 함께 어린 시절을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기를. 그리고 먼 훗날 함께 그 시간들을 추억하며 웃을 수 있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응원을 보낸다.

권석희 편집위원

<저작권자 © 동국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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